[기자수첩] 2천 원짜리 운동화, 기부의 기쁨

많은 시민들이 행사장을 찾아 나눔의 가치를 체험했다. 사진=김마리아

포슬포슬 비가 내리던 5월 20일 오후, 과천시 신관 4층 토리홀 앞에는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다.

과천시노인복지관이 노인복지사업기금 조성을 위해 마련한 ‘필플리마켓’이 열리는 날이었다. 이름처럼 Feel(감성)과 Phil(사랑)이 담긴 이 장터에는 여러 기업이 협찬한 신발·의류·속옷·화장품·디퓨저 등이 가득했다. 천 원, 이천 원, 삼천 원, 오천 원. 숫자만 봐도 절로 지갑이 열릴 만한 가격이었다.

오후 1시 30분 판매 개시 예정이었으나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가 워낙 많아 30분 일찍 문을 열었다. 그래도 일부 품목은 판매 시작 1시간여 만에 동이 났다.

한 어르신이 운동화 한 켤레를 두 손으로 감싸 쥐며 말했다. “2만 원도 아닌 2000원에 샀어요. 친구들한테 자랑해야지.” 환하게 웃는 얼굴에는 뿌듯함과 기부의 기쁨이 함께 번졌다. 계산대를 빠져나오는 사람마다 “땡 잡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다.

행사장 안쪽에서는 복지관 지역연계팀 직원들과 물리치료실 서포터즈 1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판매를 도왔다. 물건을 고르는 눈빛은 반짝거렸고, 판매를 돕는 이들의 얼굴에도 보람 어린 미소가 가득했다.

이른 더위를 식혀주는 빗속에서도 토리홀은 온기로 가득 찼다. 작은 지갑을 여는 행위가 이웃을 돕는 일이 된다는 것, 그 단순한 진실이 오후 내내 행사장을 훈훈하게 달궜다.

김수동 기자
김수동 기자
36년간 중등교직에 근무하였다. 풍생고 교사, 교감, 풍생중학교 교장, 안산고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고 퇴직하였다. 국민교육 유공으로 교육부 장관 표창(1994. 12.5), 국민교육발전 유공으로 녹조근정훈장(2017. 8. 31)을 수상했다. 신구대, 동서울대 강사를 지냈으며 과천시노인복지관에서 스마트매니저로 근무했다. 2023년 7월부터 과천시니어신문 취재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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