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정은조 기자] 최근 음식점이나 카페 등 상가에 설치된 키오스크가 어르신들에겐 또 하나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익숙해지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지레 겁먹기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이 2020년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나 키오스크(kiosk)를 통한 비대면 거래 경험이 있는 65세 이상 고령 소비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자상거래와 키오스크를 모두 이용한 고령 소비자는 절반에 못 미치는 41.4%(124명)였다. 키오스크만 이용한 소비자는 40.3%(121명), 전자상거래만 이용한 소비자는 더 적은 18.3%(55명)였다.
키오스크 이용 중 불편한 점으로는 ‘복잡한 단계’(51.4%, 126명)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 단계 버튼을 찾기 어려움’(51.0%, 125명), ‘뒷사람 눈치가 보임’(49.0%, 120명), ‘그림·글씨가 잘 안 보임’(44.1%, 108명) 등이 뒤를 이었다.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에서는 과반수의 고령 소비자가 영문으로 표기된 메뉴명이나 ‘버거, 세트, 디저트’ 등 익숙치 않은 메뉴 분류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70세 이상 고령소비자의 경우 대부분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 이용 도중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해 주문을 완료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키오스크 도입은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인해 음식점이나 영화관 등이 주문, 서빙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을 줄이는 한편, 고객 응대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자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은 키오스크를 사용하면서 생기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고령 소비자, 시각장애인들은 주문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어렵다고 외면하거나 시도조차 하지 않아 시대에 뒤떨어지기보다는 ‘도전해 극복하겠다’는 ‘용기’가 필요하다.
실제로, 어르신들의 불편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이달 중순 기자가 여의도공원 편의점에서 이른바 ‘한강라면'(1회용 그릇에 봉지라면을 넣고 가정식처럼 즉석에서 끓여 먹는 편의점 라면)을 주문해 먹던 중이었다. 건너편 테이블에서 나이 드신 어르신이 물끄러미 쳐다보다 다가와 “그 라면은 어떻게 사서 먹나요?”라고 물었다.
이 어르신은 “가끔 그 라면을 먹고 싶은데 기계작동법을 몰라서 올 때마다 삼각김밥에 우유만 먹었다”고 했다. 이 어르신께 한강라면 구입법과 기계사용법을 설명해 드리자 “이렇게 쉬운 것을 그 동안에 왜 못했는지”라며, “다음에는 꼭 내 손으로 한강라면을 사먹겠다”며 기쁜 얼굴로 돌아섰다.
시니어들을 위해 자주 쓰는 키오스크 사용법을 알아보기 위해 패스트푸드점 2곳, 한강라면, 베트남쌀국수점을 취재했다.
첫 번째는 외국계 햄버거 체인점인 맥**드에서 해피밀 세트를 주문하는 과정이다. 참고로, 이 메뉴는 1979년부터 7세 미만 어린이 고객을 위해 제공하는 메뉴로, 일반적인 세트 구성에 장난감을 포함하기 때문에 손주를 위한 주문으로 제격이다.
1. 매장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키오스크가 여러 대 있다. 사진1의 1번과 같은 화면이 보인다. 겁내지 말고 다가서서 손가락으로 화면의 아무 곳이나 툭 건드려 본다.
2. 가장 먼저 “매장에서 식사”와 “테이크아웃(포장)” 중 하나를 선택한다(사진 1의 2번).
3. 메뉴를 고르라는 화면이 뜬다(사진 1의 3번). 추천메뉴에서 해피밀을 선택한다(햄버거 세트).
4. 그중에서 “불고기버거”를 선택한다(사진 1의 4번).
5. 다음에는 음료를 선택하라는 화면이 나온다(사진 1의 5번). 콜라를 선택한다. 우유나 다른 음료는 추가 비용 발생할 수 있다.
6. 세트메뉴에 포함된 햄버거, 감자칩, 음료 등이 순서대로 나타나며 메뉴를 변경할 것인지 묻는다(사진 1의 6번). 편의상 이번에는 변경없이 선택했다.
7. 수량을 확인한다(사진 1의 7번). 기본이 1인분이고 추가 시는 “+” 을 눌러 수량을 변경할 수 있고 “삭제”를 눌러 필요 없는 메뉴를 지울 수도 있다.
8. “주문완료” 버튼을 누른다(사진 2의 8번).
9. 카드를 넣으면 결제가 진행된다(사진 2의 9, 10번).
10. 이어서 영수증과 주문번호가 적힌 종이가 출력되면 매장에 비치된 화면에서 주문번호(ORDER NO.)가 보인다.
11. 화면에서 “완료” 표시가 나타나면 기다렸다가 판매대에서 수령하면 된다.
두번째는 국내기업인 롯**아 햄버거 매장이다.
1. 역시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키오스크가 보인다. 사진3의 1번과 같이 화면이 보인다. 손가락으로 화면 아무곳이나 툭 건드려 본다.
2 “불고기 햄버거세트”를 선택한다(사진 3의 2번).
3. 소스를 선택한다(사진 3의 3번). 밑에 0으로 표시되면 추가 요금이 없다는 표시다. 가격이 추가될 경우 금액이 표시된다.
4. 감자칩을 선택한다(사진 3의 4번).
5. 음료를 선택한다(사진 3의 5번). 편의상 콜라를 선택했다.
6. 수량, 금액이 나타나고 추가주문할 것인지, 포장인지 아니면 매장에서 먹을 것인지 선택한다(사진 3의 6번). 기본이 1인분이므로 2인분 이상이면 추가주문을 누른다. 매장을 선택하면 결제가 진행된다.
7. 신용/체크카드 버튼을 누르면 카드를 넣으라는 화면이 나온다(사진 3의 7, 8번). 이어서 영수증과 주문번호가 쓰인 종이가 출력되면(사진3의 9번) 매장에 비치된 화면에서 주문번호(ORDER NO.)가 보인다.
8. 화면에서 완료가 됐다고 표시되면(사진3의 10번 ), 판매대에서 수령한다.
세번째로 즉석라면에 도전해본다.
1. 주로 한강공원이나 여의도공원, 상암동 하늘공원 등의 편의점 입구에 즉석라면 기계가 있다.
2. 1회용기에 있는 라면 중 먹고 싶은 라면을 고른다(사진 4의 1번). 판매대에서 계산하면, 나무젓가락을 함께 준다.
3. 용기 라면을 갖고 편의점 밖에 있는 기계로 간다. 용기에 붙어 있는 바코드(사진 4의 2번)를 기계에 읽힌다(사진 4의 3번).
4. 기계에 조리시간(약 4분)이 켜지고, 동작 준비가 되는 오븐에 용기라면을 올린다(스프는 물이 끓은 후에 넣는다).
5. 기계의 “조리” 버튼을 누르면 물이 나오고 잠시 후 끓기 시작한다(사진 4의 3번). 이때 스프를 넣는다.
6. 물이 끓기 시작하면 나무젓가락으로 한 두번 저어준다.
7. 계란을 좋아하면 별도로 사서 넣어도 좋다.
8. 약 4분 후 기계작동이 멈추면 꺼내 먹는다(사진 4의 5번). 뜨거우니 조심해야 한다.
9. 김치나 김밥이 필요하면 별도로 편의점에서 구매한다.
10. 다 먹은 후에는 음식물쓰레통에 남은 국물을 버리고, 용기는 재활용쓰레기통이나 용기 모아두는 곳에 버리면 된다.
네번째로 베트남 쌀국수에 도전해본다.
1. 키오스크 화면을 터치하면 매장 또는 포장을 선택하라는 화면이 뜬다(사진 5의 1번).
2. 원하는 메뉴를 선택한다(사진 5의 2번).
3. 보통과 곱빼기 중 원하는 사이즈를 선택한다(사진 5의 4번).
4. 화면 하단에 수량과 금액이 표시된다. 기본이 1인분이므로 추가시는 “+” 표시를 터치한다.
5. 카드를 넣으라는 화면이 뜨면 카드로 계산한다(사진5의 6번).
6. 주문번호가 적힌 영수증이 나온다.
7. 적당한 자리에 앉아 기다린다.
8. 주방에 있는 화면에 주문번호가 뜨거나, 주방에서 주문번호를 부르면 수령한다.
9. 주로 셀프 식당이 많으니, 김치와 무, 소스는 본인이 원하는 만큼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