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를 위한 동시 감상[27] 물의 집

물은 언제나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고집하지 아니하고 그것을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을 바꾼다. 이와 같은 물의 속성을 가리켜 일찌기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上善若水)’고 했다.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 다투지 않고 오직 낮은 곳으로 향하는 겸손함과 유연함이라는 물의 본 모습을 꿰뚫어 본 것이다.

물이 없으면 우리는 살 수가 없다. 우리 몸의 80%가 물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비가 내리는 소리나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 파도소리 같은 물소리를 들으면 몸은 편안하고 기분 좋게 반응을 한다. 긴장했을 때 물을 한 잔 권하면 어느 정도 진정된다. 이처럼 물은 우리들의 일상에 꼭 필요하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5대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비타민)에 물이 더해져 6대 영양소로 불리게 되었다. 그만큼 물이 중요하다.

물은 겸손의 미덕을 보여주며 낮은 곳을 향하여 아래로 아래로 흘러가면서 도랑이 시내가 되고 시내가 강을 이루고 바다에 이르러 가장 넓은 집이 된다. 위 시에서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큰 집’이라고 하였다. 이런 물의 넉넉함을 노자는 천지 만물 중에 가장 두렵고 힘이 세다고 하였다. 물은 겸손과 질서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물의 속성을 위 동시에서는 ‘물의 집’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은 담는 그릇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고 모양도 제각각이다. 물은 자기주장을 하나도 하지 않고 거저 자신을 담는 그릇에 조용히 담겨 모양은 그릇에 맡긴다. 그렇다. 우리는 늘 물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물의 너그러움을 깨닫지 못했다.

 

 

김수동 기자
김수동 기자
36년간 중등교직에 근무하였다. 풍생고 교사, 교감, 풍생중학교 교장, 안산고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고 퇴직하였다. 국민교육 유공으로 교육부 장관 표창(1994. 12.5), 국민교육발전 유공으로 녹조근정훈장(2017. 8. 31)을 수상했다. 신구대, 동서울대 강사를 지냈으며 과천시노인복지관에서 스마트매니저로 근무했다. 2023년 7월부터 과천시니어신문 취재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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