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너럭바위' 전문. 사진=김마리아 동시집, '내 방이 생겼다'(도서출판 리잼)

관악산 너럭바위에서 개미가족의 이동을 보고 쓴 이 동시는 마치 한 장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줄을 지어 가는 개미들의 모습은 무엇을 향한 이동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어떤 목표를 추구하며 나아가는 듯 보이는 개미들의 집단이동이다. 개미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온가족이 힘을 합하면 못 해 내는 일이 없다. 개미는 크기에 비해 놀라운 힘을 보이기도 한다. 때로는 자기 무게의 몇 배나 되는 물체를 운반하기도 한다.

개미들의 이동 장면을 보고 쓴 이 작품에서는 어휘와 리듬을 잘 살린 ‘볼볼볼볼’, ‘간질간질’, ‘배틀배틀’ 같은 의성어와 의태어가 어우러진 장면이 나온다. 이 시에서 나온 바위를 간질인다거나, 겨드랑이가 배틀거린다거나, 점잖게 앉는다, 등 의인화 부분의 뛰어난 표현은 아주 재미가 있고 독특하기도 하다.

이 시에 묘사된 개미가족이 줄지어 이동할 때 너럭바위의 온몸이 간질간질해서 쿡쿡 웃음이 날 정도였다거나 관악산 겨드랑이가 배틀배틀하였다는 표현은 너럭바위는 무생물인데 생명을 불어 넣어 살아있는 바위가 된 장면이다. 순간적으로 바위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시인이 한 것이다. 개미가족이 다 지나가고 나니 겨드랑이 배틀거리던 관악산과 온몸이 간질간질했던 그 너럭바위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세를 바로 하고 점잖게 앉아 있다는 대목은 대단한 관찰력 없이는 쓸 수 없는 장면이다. 일반인들이 볼 수 없는 이런 눈이 바로 시인의 눈이고 감각이다.

시인의 창의적인 시작법은 독특하고 개성이 있다. 이 작품은 쉬운 언어와 표현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이해하기 쉽도록 묘사하였다.

평소 산길을 걷기 좋아하는 시인은 관악산을 자주 다닌다고 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온 아주 사소한 것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눈길이 바로 시인이 할 일인 것 같다.

4 댓글

  1.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에도
    일렁이는 마음을 뱉아내고야 마는 시인.
    볼볼볼볼..개미의 걸음을 이렇게 근사하게 뱉어내고야 마는,그래서 언어와 감정의 마술사라 해도 과하지 않을 듯 합니다.
    자주 침묵하는 마음에 개미가 볼볼볼 걸어가는 그림을 그리며,오늘밤은 간지러운 잠결일 것 같습니다..고맙습니다.

  2. 너럭바위와 개미는 마치 어릴적 보았던 톰과제리의 만화 영화 같은느낌이 들었습니다 볼 볼 볼 개미들이 너럭바위를 간지럽피면서 줄지어 가는데도 웃음을 꾹참는 너럭바위 ㆍ
    그리고 웃음을 참고 다지나간. 다음 시치미 뚝띠고 자세를 고쳐잡는 관악산의 모습이 너무 정겨워 보였습니다

  3. 시니어 신문에 들어오실 수 없다고 보고 제가 정교장선생님께 불쑥 보내드렸는데 이렇게 느낌을 댓글까지 달아주신 정성에 감사드립니다. 늘 강녕하시고 날마다 보람이 넘쳐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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