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작가 김예슬 , “장애인? 비장애인들도 하고 싶은 걸 다하지 않거든요.”

올 1월 전자책(eBook) ‘장애인데 어쩌라고’를 출간한 김예슬 작가는 동료장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나는 장애인이라서 못해, 이런 생각에서 조금 빠져 나갔으면 좋겠어요. 비장애인들도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오늘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거예요. 오늘 지금 내 실력만큼 하자. 그렇게 열심히, 열심히 하다가 나중에 웃으면서 만나면 좋겠어요.”

김예슬 작가는 22일 과천시장애인복지관에서 기자와 만나, “장애인들은 엄청 힘들거예요. 그런데 힘을 내려면 밥을 먹어야죠. 하루에 세끼 다 먹어야 돼요”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예슬 작가와의 일문일답.

Q.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저는 과천시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 중인 ‘장애인복지 일자리사업 문화예술직무’에 참여하고 있는 김예슬입니다.

Q. 최근에 장애인인데 어쩌라고라는 eBook을 출간하게 된 동기는?

전자책 표지. 사진=교보문고

A. 저도 언젠가는 책을 쓰고 싶었는데요. 마침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전자책 출판이라는 강의를 들으면서 이렇게 출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Q. 책을 쓰면서 어려운 점이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A. 처음에는 더 이상 어떤 내용을 써야하나 막막할 때는 그냥 책쓰기를 포기해야 되나 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쓸 거리가 생각날 때는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기쁨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Q. ‘윌슨병’이라는 희귀난치병 진단은 언제 받았고, 초기 증세는?

A. 23살이었던 2013년 2월에 첫 진단을 받았습니다. 첫 진단 6개월 전 쯤부터 조금씩 몸이 말을 안듣기 시작했습니다.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말을 더듬고, 섬세한 동작이 힘들어졌습니다.

‘윌슨병’은 구리 대사장애라고도 불리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몸에 필요한 구리의 양을 제외하고는 몸 밖으로 배출시켜야 하는데, 윌슨병 환자는 구리를 배출시키는 기능이 없어 주로 간과 뇌에 구리가 쌓여 뇌세포가 파괴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Q.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의 심경은?

A. 그때는 이게 진짜 현실인가? 안 믿어졌어요. 그런데 내 몸을 보면 진짜예요. 처음 두어 달 동안은 아무 생각도 안났어요. 화가 나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희망도 없고. 이거는 뭐라고 설명이 안돼요.

Q. 장애인복지관에는 얼마나 자주 다니나요?

A. 요즈음에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문화예술직무를 하느라 매일 근무하고, 금요일에도 운동도 할 겸 밥이 맛있어서 밥먹으러 옵니다.

Q. 문화예술직무란 무엇인가요?

A. 문화예술직무는 장애인복지일자리사업 직무 중 올해 새롭게 만들어진 일자리입니다. 장애예술인이 자신의 예술적 능력을 발휘해 작품 활동을 하는 일자리입니다.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받아 예술적 재능을 향상시키면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장애인복지관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홍보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참여자 작품을 활용해 지역주민에게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싶고, 개인적으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티셔츠 디자인을 해보고 싶습니다.

Q. 책에서 ‘비장애인’ 앞에 자를 붙여 ‘예비장애인’이라고 표현했던데.

A. 제가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조금 조심스러운데요. 다만, 우리는 모두가 누군가의 도움으로 지금 살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하면 도와줄 수 있는 기관과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끝으로, 동료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는 응원의 말씀은?

A. 나는 장애인이라서 못해 이런 생각에서 조금 빠져나갔으면 좋겠어요. 비장애인들도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오늘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거예요. 오늘 지금 내 실력만큼 하자. 그렇게 하루 하루가 쌓여서 실력이 느는 거잖아요.

힘들 거예요. 엄청 힘들 거예요. 그런데 힘을 내려면 밥을 먹어야죠. 하루에 세 끼 다 먹어야 돼요. 그래서, 제가 했던 방법 중에 하나는 저 자신한테 작은 과제를 부여하는 거예요. 너무 무리하지 않게 하루 10분씩이라도 과제를 부여해서 그걸 이으면 또 다른 길이 열려요. 그렇게 열심히, 열심히 하다가 나중에 만나면 웃으면서 인사하면 좋겠습니다.

이남교 기자
이남교 기자
언제까지나 살고 싶은 과천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사람입니다. 요즈음엔 손녀와 손자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미래인재 육성사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과천에 있는 약수터와 굴다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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