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작가 김마리아의 「너와 지붕과 돌」의 동시 전문이다.
울릉도에는 너와집이 유명하다. 바람이 세게 부는 울릉도의 너와 지붕을 잘 유지하려면 너와 지붕 위에 납작한 돌을 올려야 했다. 너와 지붕은 두께가 4~5cm, 가로 20cm, 세로 40~60cm 널빤지를 올려 지붕을 덮는다.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살던 ‘납작하고 무거운 돌들’이 지붕 위로 올라간다. 너와집 지붕 위에 올라간 돌들의 주요 임무는 바람에 너와 지붕이 날아가지 못하도록 꽉, 잡아주는 데 있다.
삶의 터전이 낮은 곳이었던 돌들은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이 부담스럽고 싫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와 지붕 위에 올라간 어느 날, 낮은 곳에서는 보지 못했던 크고 넓은 세상을 보게 된다. 너와 지붕을 도와주려고 올라갔는데, 여태껏 자신이 보지 못했던 크고 넓은 세상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기도 한다. 타인을 배려해 나를 양보하며 때로는 헌신하기도 한다. 이런 일은 타인을 위해 한 일이었지만 결국에는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고 느끼게 된다. 봉사활동을 하면 힘이 들지만 일을 끝내고 나면 얼마나 행복한 지, 안 해 본 사람은 모른다. 봉사활동은 나 자신을 위한 행복한 일이다. 이 동시에 등장하는 돌들이 바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