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면서 지우면서' 전문. 사진=김마리아 동시집, '키를 낮출게' (크레용하우스)

나비가 날아갑니다. 나비가 꽃을 찾아 나들이를 갑니다. 날아가는 길은 나비 스스로가 길을 만들면서 날아갑니다. 길은 이렇습니다.  흰나비는 길을 말아 올리기도 하고 흔들기도 하고 지우기도 하면서 허공을 날아갑니다. 이 작품 2연에 나오는 ‘허공에서 팔랑팔랑 길을 만들며~’와 ‘허공에 흰나비 한 마리 팔랑팔랑 길을 지우며~’하는 5연의 대목은 시어를 활용해 상황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비유입니다. 이를 통해서 작가는 한 차원 높은 동시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길을 한 바퀴 말아 올리면서’와 ‘날개를 접었다 폈다 길을 흔들면서’는 주어진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길을 만들며 날아갑니다. 있는 길을 그저 편하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말아 올리면서 날아가고, 날개를 접었다 폈다 길을 흔들면서 날아가고, 팔랑팔랑 길을 지우며 날아간다고 묘사하였습니다.

우리는 없는 길을 한 사람이 가고 두 사람이 가고 세 사람이 가고… 가고 가면 길이 만들어집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길이 있어야 편하게 가는데 나비는 없는 길을  ‘만들며 · 말아 올리면서 · 흔들면서 ·지우며’  길을 내면서 갑니다.  나비는 평생 똑같은 길을 가지 않고 새로운 길을 선택합니다. 시인의 관찰력이 대단합니다. 여러분들도 나비가 다니는 길을 한번 관찰해서 잘 살펴 보세요.  맞아, 맞아! 하며  손뼉을 딱, 칠 것입니다. 여러분은 나비가 날아간 길을 보셨는지요!

또 시어의 반복은 리듬감과 재미를 살려주기도 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자연스럽게  읽는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시어의 선택과 배열에 남다른 감각을 지닌 ‘만들면서 지우면서’는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재미가 있습니다.

동시는 동심을 바탕으로 한 운문입니다. 동시는 일반시와 다르게 동심으로 세계를 읽어야 하고 대상에 대한 어린이들의 마음을 포착해야 하고, 그들의 삶이 그 속에 들어 있어야 합니다. 동시가 지닌 특성은 간결성과 리듬에 있습니다. 한 편의 시에서는  시어의 선택과 배열에 따라 독자가 느끼는 감상이 날개를 답니다.

2 댓글

  1. 아름다운 신록의 계절에 교장선생님 덕분에 푸르른 하늘과 구름을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길을 만들고 지우며 나는 나비를 상상하고 또한 같은길을 걷지않는 지혜를 나비한테 배우며 감사한 마음에 미소를 짓게하는 행복한 하루 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 길을 가다가 갈대 서걱이는 빈 가지에 앉아 우는 하얀 새를 본다.헤어진 옛 친구를 본다.
    친구와 함께 잊혀진 꿈을 찾는다….
    **매우 좋아하던 신경림 시인의 “길”이라는
    시의 한 소절입니다.그가 우리 곁을 떠난 어제,
    심란하고 애잔하여 옅은 몸살을 앓았습니다.
    나비가 되어 자유롭고 신비한 길을 만드는 나를
    그려 봅니다.길 위에서 길을 묻는 나를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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