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9월 21일 ‘제2기 아이랑 세상이랑 두 번째 그림책 출간 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박찬정 관장, 한필애 과천시문인협회장, 정정실 책이랑동동 대표, 새로 배출된 10명의 어린이 작가 가족과 관계자들이 ‘과수원(과천에서 수다를 원한다면)’ 실내를 꽉 채웠다.
여름방학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 10여 차례 합동 교육과 실습을 거친 어린이 10명(이효준, 김시연, 곽규림, 오서윤, 김래아, 한지안, 박시헌, 김린아, 김도한, 오선우)이 ‘내 안에는’이란 제목으로 두 번째 그림책을 출간했다.
지난여름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7월 6일부터 9월 14일까지 10주간 ‘우리 찾기’, ‘내 안에는 ΟΟ이 있어, 너는?’, 그림책 초안 잡기, 그림 드로잉, 그림 채색 등 수업을 한 후 ‘그림책 더미북 발표회’를 거쳐 드디어 9월 21일에 출간 및 아이랑 세상이랑 전시회를 개최했다.
‘책이랑동동’ 정정실 대표는 이날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그간 진행상황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다음은 정정실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안녕하세요. 정정실 책이랑동동 대표님. 제2기 아이랑 세상이랑 전시회가 개최되었고, 10명의 어린이 작가를 배출했습니다. 그동안 어린이 10명을 지도할 때 어떤 보람과 어려움이 있었나요?
A: 어려웠던 점을 찾자면, 아이들과 함께하는 2시간이 굉장히 짧게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부족했던 게 아쉬웠습니다. 좋았던 것은 아이들과 있을 때 저도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10명의 ‘사람책’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수업에 임했고, 각 아이들이 가진 이야기를 들을 때 무척 즐거웠습니다.
Q: 네, 그럼 어린이들이 총 몇 개월 수업했으며, 수업 기간과 회차는 어떻게 되나요?
A: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7월부터 9월까지 총 3개월 동안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회기로는 10회기를 사용했고, 11회기 마지막에는 잔치를 하면서 그림책을 모두 받아가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Q: 이 10명의 아이들이 어느 장소에서 교육을 받았나요?
A: 과천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 수업을 진행했고, 잔치는 종합사회복지관 내 ‘과수원’이라는 넓은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Q: 과천종합사회복지관 박찬정 관장님이나 정연수 복지사님은 어떤 지원을 하셨나요?
A: 무엇보다 정연수 복지사님이 저희 ‘책이랑동동’ 활동 모습을 보고 기획해 주신 점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 독서모임 활동이 다른 분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회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박찬정 관장님은 수업 중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시며 정서적, 물리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아이들이 수업하는 데 필요한 재료 구입이나 책 발간 비용을 지원해 주셔서 더 알찬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Q: 교육은 무료였네요.
A: 네, 교육은 무료입니다.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모든 재료와 발간비까지 복지관에서 지원해 주셨습니다.
Q: 마지막으로 어린이들이 훗날 유명한 작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평상시에 집이나 학교에서 글을 쓰기 위해 어떤 자세와 훈련이 필요한지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A: 아이들이 무엇이 되려 하기보다 ‘내 안에 있는 걸 인정하는 연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함께했던 10주 동안 그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내 안에 갖춰진 것을 관찰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그것을 더 단단히 체계화한다면, 아이들이 반드시 다른 사람들도 알아보는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래는 한필애 과천문인협회장 일문일답.
Q: 안녕하세요. 한국문인협회 과천시지부 회장 한필애 시인을 만나 제2기 아이랑 세상이랑 전시회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아이들이 작가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대선배로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일단 많이 읽어야겠죠. 그다음에 여행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게 책뿐이었는데, 외국 동화를 봤을 때 상상할 수 없는 게 많았어요. 예를 들어, 저는 산골 아이였거든요. 집 뒤 숲속에서 사슴이 나왔다고 하면, 우리는 숲을 가려면 산에 가야 되는데 그 사람들은 집 뒤에 숲이 있다고 하니 너무 상상과 이해가 안 됐죠. 어른이 되어 유럽, 특히 독일을 여행하면서 문을 열면 뒤로 숲이 이어지더라고요. 이런 데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도 함께 해야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네, 글을 쓰기 위해 평상시 집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습관이 뭔지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A: 일기를 쓸 때 오늘 있었던 일을 전부 다 쓰지 말고 한 가지를 꼭 집어서 써보세요. 예를 들어, 오늘 학교 갈 때 엄마가 준비해준 옷에 대해 쓰거나, 학교에서 급식을 먹었을 때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나왔을 때 얼마나 좋았는지, 엄마의 반찬과 비교했을 때 어땠는지 그런 것도 써볼 수 있어요. 길을 걸어가다 보면 나무들이 많은데, 우리 과천은 특히 나무가 많죠. 이 나무들이 봄에는 어떤 색이었고 여름에는 어떻게 변하는지, 단풍이 들 때 초록색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눈여겨보며 그런 걸 써보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바탕이 될 거예요.
Q: 네,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부모뿐만 아니라 요즘은 젊은 시니어도 많습니다. 60대, 70대 시니어들이 손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요?
A: 우리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손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따로 있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아이들한테 배우고 있어요. 아이들이 아는 게 더 많거든요.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아이들에게 뭘 가르칠 게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