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등교길 별양로의 한 횡단보도. 시민과 학생들이 서로 뒤엉켜 길을 건너고 있었다. 게다가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시민까지 겹쳐 혼잡을 더했다. 횡단보도 바닥에 우측통행 표시를 하면 어떨까.
6일 정부가 발간하는 ‘정책공감’에 따르면, 통행 구분이 시작된 것은 1903년 대한제국 고종황제 당시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인 황제전용어차를 들여온 이후다. 1905년 최초의 근대적 규정인 보행자와 차마(현재의 자동차와 마차, 말) 우측통행 원칙을 규정, 본격적인 우측통행이 시작됐다.
하지만, 우측통행은 일제강점기에 좌측통행으로 바뀐다. 1921년 조선총독부는 사람과 차량의 통행방식을 도로취체규칙(조선총부령 제142호)에 의해 일본과 같은 좌측통행으로 변경했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가 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좌측통행 문화를 강조했다. 그 때부터 우리 머리 속에는 ‘반드시 좌측통행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잡게 됐다.
해방을 맞고, 6.25 전쟁을 거치면서 미국과 러시아 영향으로 우측통행이 다시 도입됐다. 그러나, 우측통행은 차량에만 해당됐고, 사람은 이전 일본 보행문화인 좌측통행을 고수했다. 일본 보행문화에 따른 것이었다.
이후 1961년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도로(비분리도로)에선 보행자가 좌측통행을 하는 것으로 정했다. 1994년에는 횡단보도에서 안전을 이유로 우측통행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2010년 7월 1일부터 우측보행을 본격 시행했다. 마트, 병원 등 대형 민간시설물에도 우측보행 유도표시를 부착했고, 시설물 개선 등 본격적으로 우측통행이 도입됐다.
그렇다면 우측통행 시행 23년이 지난 현장은 어떨까. 기자가 지켜본 결과, 여러 가지 안전 관련 문제점이 발견됐다.
첫째, 시민들이 종전 왼쪽 방향 통행 습관과 질서의식 미흡으로 ‘우측통행’이 정착되지 않고 있다.
둘째, 좌우 통행 표시에도 불구하고, 각자 편한 대로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다.
셋째, 횡단보도 중앙에는 좌우 구분 표시 없다.
넷째, 양쪽에서 좌우 구분없이 건너다 보니 횡단보도 안에서 서로 충돌하는 현상이 발생된다.
다섯째, 횡단보도에서 노약자, 어린이, 장애인 등의 안전사고가 우려 된다.
그렇다면, 위 그림과 같이 좌우 통행방향을 화살표로 그려 안내하면 어떨까. 횡단보도 전체를 각각 좌우 통행 화살표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화살표로 횡단보도를 표시할 경우 횡단보도에서 교통경찰, 모범운전자, 녹색어머니회, 등 봉사인력 투입이 크게 감소될 수 있다. 보행자는 표시대로 우측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면 된다. 횡단보도 구역내에서 서로 엉키는 충돌 및 간섭현상도 없어질 수 있다. 질서의식을 높이고, 횡단보도 구역내에서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쌍방소통이 원할하면 횡단보도 건너는 시간이 줄어 교통소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