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를 위한 동시 감상(13) – 내 방

지금의 시니어들이 어린 시절엔 집집마다 형제들이 많았다. 그 시절에는 대개 아이들은 큰 방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생활하였다. 방이 부족하여 잠을 잘 때에도 형제끼리는 한 방에서 베개를 맞대고 잠을 자기도 했다. 그러다 조금 자라면 남자 형제는 남자 형제끼리 한 방에서 지냈으며 자매는 자매끼리 한 방을 쓰며 생활하였다.

그러다가 1970~1980년대에 핵가족이 늘어나고 아파트가 대량 보급되면서 생활문화가 바뀌었다. 아파트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사 온 집에서는 아이들이 비로소 자신의 방을 가지게 되었다고 좋아했었다. 그렇게 되었던 것이 불과 40~50년 전의 일이다.

아파트에는 집집마다 공동생활 공간인 거실이 있고 침실이나 공부방으로 사용하는 독립적인 공간이 생겼다. 단독 주택에 세 들어 살고 있다가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이사를 온 집의 아이들은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내 방이 생기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수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내 집 마련은 그리 수월한 일이 아니다. ‘내 방이 생겼을 때의 기쁨’은 매우 컸고 아이들은 행복했다. 아파트 보급은 아주 대단한 일이었고 이를 계기로 가족의 생활모습이 달라졌다.

내 방

김마리아

이사를 했다
내 방이 생겼다

오빠는 무섭다고
베개를 들고
내 방으로 왔다
엄마는,
혼자 자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오빠를 오빠 방으로 보냈다

오빠는 겁쟁이다
나는 안 무섭고 좋기만 한데

 오빠 잘 자!

위 동시 ‘내 방’은 동생이 내 방이 생겼다고 행복해 하며 오빠를 겁쟁이라고 하는 익살에 가슴이 찡하다. 오빠보다 내 방을 더 좋아했던 동생은 철이 조금 일찍 든 것 같기도 하다. 예나 지금이나 남자 아이들은 겁이 많고 여자 아이들은 당찬 면이 있다. 오빠를 달래는 모습에서는 어머니의 자상한 교육적 지혜가 보인다. 짧은 동시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 방은 이렇게 소중한 것이다. 내 방에는 나만의 비밀이 있고 추억이 있고 희망과 꿈이 있는 장소다.

지금은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운 시대가 되었지만 정이 메말라 가고 있다. 한 방에서 같이 지내던 그 형제들이 그리운 것은 새삼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요즈음은 너무 이기적이어서 자라서 출가를 하면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뜸하게 지내기도 한다. 설, 추석, 생일에는 잘 만나고 있지만 우리 부모 세대들이 잘 이끌어주고 베풀고 다독거려 더 자주 만나고 정담도 나누고 화목하게 지내면 좋겠다.

김수동 기자
김수동 기자
36년간 중등교직에 근무하였다. 풍생고 교사, 교감, 풍생중학교 교장, 안산고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고 퇴직하였다. 국민교육 유공으로 교육부 장관 표창(1994. 12.5), 국민교육발전 유공으로 녹조근정훈장(2017. 8. 31)을 수상했다. 신구대, 동서울대 강사를 지냈으며 과천시노인복지관에서 스마트매니저로 근무했다. 2023년 7월부터 과천시니어신문 취재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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