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향교 박명환 전교를 비롯해 7개 지회장, 장의, 당상집례, 당하집례 등 석전대제 참여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사진=박건홍
과천향교 석전대제  공부자행교상(공자님 초상화). 사진=이원호
공기(孔紀) 2575년 갑진 과천향교 춘기 석전 분정기(의례절차별 직함, 직위, 성명 ). 사진=이원호

[공동취재=박건홍·이남교·이원호·김인숙 기자] 과천향교(전교 박명환)가 지난 11일 오전 11시 과천향교(자하동길 18) 대성전에서 춘기(春期) 석전대제를 거행했다.

성균관 산하 전국 향교는 공자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매년 춘기(春期)와 추기(秋期) 석전을 올리는 전통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향교가 윤리와 도덕성을 회복시켜 국리민복(國利民福)의 근간을 확립하기 위해 중시하는 연례 행사다. 1986년 11월, 대한민국의 국가무형문화재 85호로 지정됐다.

과천향교는 1398년(태조 7년) 과천현에 설립돼 조선말기까지 지역 유림의 대표적인 교육공간이었다. 지금의 과천시를 비롯해 광명시, 군포시, 안산시, 안양시, 의왕시, 시흥시 등 7개 시 유림들이 모여 성현에 대한 추모와 학문연구 및 교육활동을 잇고 있다. 과천향교 석전대제 초헌관은 가나다 순으로, 올해는 군포시 순번이어서 하은호 군포시장이 초헌관이다.

박명환(朴明桓) 전교. 사진=과천향교

과천향교 박명환 전교(典校, 지방향교를 수호, 관리하는 책임자)는 석전대제와 향교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Q. 최근 전통사상이 퇴색하는 듯 합니다만.

A. 네, 유교가 너무 쇠퇴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충과 효와 예의 구체적인 방법이 유교보다 더 자세하게 나와 있는 데가 없습니다. 앞으로 유교를 발전시켜서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Q. 시민들이 향교에서 배우고, 선현들의 뜻을 받들 수 있는 기회가 있나요?

A. 5월 1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논어와 사자성어, 고전강좌를 일주일에 한 번씩 강의하고 있습니다. 교수진들은 성균관에서 모셔온 박사님들로, 학계에서 유명하신 분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Q. 수강료도 있나요?

A. 수강료는 받지 않습니다. 수강료를 받지 않아도 배우려 하지 않는데 어떻게 받겠습니까. 지금은 수강료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언제든 오시면 됩니다. 또한 교육기간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오셔서 향교에 대해, 또는 윤리와 도덕, 충효에 대해 질문하시면 언제든 배울 수 있습니다.

하은호 초헌관. 사진=이원호
한편, 초헌관(제향 때 첫 번째 술잔을 올리는 제관)을 맡은 하은호 군포시장은 시흥시 소하리 출신이다.
하은호 군포시장은 “저희 집안은 500년 동안 시흥군에서 살았습니다. 오늘 석전대제에 참여하게 된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여러 어르신들이 우리 예에 대한 전통을 이어받게 해 주시고, 전승하시는 노력을 보면 후배로서 잘 보존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합니다. 저도 공자 선생님의 과천향교 석전제가 잘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춘기 석전대제에  장의(掌議) 자격으로 참석한 안중현 유림은 과천시민으로서 행사 소감을 묻자, “앞으로  향교를 중심으로 유교문화가 보다 널리 전파됐으면 좋겠다”며, “특히 현대사회에서 유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데, 충과 효는 인간을 위하는 마음의 근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하늘을 위하는 경천, 사람을 위하는 경인, 사물을 위하는 경물이 우리 고대의 철학인데, 그 가운데서 충과 효는 경인의 근본”이라며, “인류 문명이 미래로 발전하면서 효의 가치는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높기에 유교의 핵심사상이 깊이 있게 재조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천향교 춘기 석전대제 이모저모. 사진=김인숙·이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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