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를 아시나요? 물론, 세살 짜리도 아는 그 먹는 깍두기가 아니지요. 어린시절 공기놀이나 고무줄 놀이할 때 자주 써 먹던 그 ‘깍두기’ 얘기를 하려 합니다.

얼마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며  ‘깍두기’가 되어 달라고 청했습니다. 무심히 말해  놓고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놀이하는데, 그 많은 우리말 중에 하필이면 ‘깍두기’일까? 놀이를 하는데 먹는 음식 이름은 너무나도 동 떨어지는 얘기 같기도 했고요.

그 사연은 이랬어요. 김치를 담글 때 무채를 쓸고 남은 끝부분의 자투리를 버리지 않고, 깍뚝깍뚝 썰어서 깍뚜기 담는데 넣었다 합니다. 편을 갈라 놀이할 때, 인원이 홀수면 한 사람이 남을 수 밖에 없답니다. 남은 친구를 벼려두지 않고, 양쪽편에서 놀이 수 있게 배려를 해주었지요.

이 배려와 포용이 두 경우를 닮아 ‘깍두기’라는 용어를 쓰게 된 것이지요. 이 품어주는 마음이 얼마나 정이 가고 지혜로운 해결책인지요. 언제부터 ‘깍두기’란 말을 쓴 건지, 누가 처음 쓰기 시작한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깍뚜기에 대해 물으니 50~60대도 대부분 모른다 하네요. 그런데 얼마 전 TV에서 젊은 연예인이 깍뚜기 해달라는 말을 써서 놀랐어요. 그러고 보면 연령보다는, 지역이나 어릴 때 생활하던 환경에 따라 다를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놀이들은 대부분 운동도 겸한 것입니다. 줄넘기, 고무줄놀이, 숨바꼭질,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등. 계속 뛰고 달리고 하니 운동을 따로 하지 않아도 충분했을겁니다. 흙에서 맨발로 뛰기도 했으니까요.

이제는 우리 옛놀이도, ‘깍두기’란 말도 점점 사라지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지금의 어린이들은 바깥 놀이보다는 키즈카페나 게임 등 실내서 노는 것에 더 익숙합니다. 명절이나 행사 때라도 이런 놀이문화를 되살리는 시도를 해보는게 어떨까요. 아이들이 부모님이 어릴 적 즐기던 놀이를 하면  학습은 물론, 운동효과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