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취재=박건홍·송영운·김수동·김마리아·이남교·전승민·조국래 기자] 유호근 과천시노인복지관장(53)은 “내년 초 갈현동에 과천시노인복지관(이하 복지관) 분관을 설치,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유호근 관장은 복지관 식당 이용이 불편한 점과 관련, “2000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식사를 제공하다보니 이용자가 많은데도 식수인원만큼은 제한하지 않고 있다”며, “분관이 생기면 상황이 조금은 개선될 것”이란 취지로 답했다.
유호근 관장은 11월 17일 과천시니어신문 창간기념 일환으로 복지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복지관 운영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상세히 설명했다.
다음은 유호근 관장과의 일문일답.
Q. 최근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업무는 뭔가요?
A. 대외적으로는 분관 준비죠. 2020년경 지식정보타운(이하 지정타) 계획 단계에서 노인복지관 분관을 요청해 반영됐고, 당시부터 지금까지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분관은 조만간 준공됩니다. 내년 1월 중 사용승인이 나면 저희가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오픈 준비를 할 겁니다. 내년 3~4월경이면 오픈할 것 같습니다. 이미 올 초부터 분관 준비 TFT를 운영해 준비 중에 있습니다.
Q. 분관은 어떤 용도로 사용되나요?
A. 지하는 없고, 지상 1, 2, 3층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층은 정원 40명 정도의 소규모 식당과 로비를 북카페로 꾸밀 예정입니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어르신들이 바리스타로 일할 수 있는 카페 4호점이 들어갈 예정입니다. 2층은 복지관 사무실로 사용할 예정인데, 작은 강당, 교육실 1~2개가 들어설 것입니다. 바둑, 장기실도 들어갈 것이고. 자유형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활성화돼 있는 스크린 골프장을 하나 넣었습니다. 유료로 운영될 겁니다. 3층은 저희 공간이 아닙니다.
Q.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고령층 연령대가 매우 넓어지고 있습니다. 60대부터 80대 후반까지 각 연령대에 적합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A. 불과 2년 전만 해도 복지관 회원 가운데 60~64세 비율이 2.56%밖에 안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10%를 넘어섰습니다. 복지관을 이용하는 연령대가 60세부터 90세 이상까지 굉장히 넓습니다. 그래서 약 3~4년 전부터 역점을 뒀던 것이, 댄스 하나를 하더라도 80대 분이 하실 수 있는 것과 60대 초반이 할 수 있는 댄스로 구분해 연령대에 맞춰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점차 확대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공간은 한정돼 있고, 다양한 요구에 맞춰 프로그램을 무한정 늘릴 수가 없어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부터 점차 확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Q. 복지관 급식 인원이 하루 평균 700명 이상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식당을 이용하는 입장에서 불편이 많습니다. 식당 증축 계획은 없으신지요?
A. 우선 현황을 좀 말씀드리면, 과천시는 인구 8만 명으로 경기도 내에서도 소도시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 복지관 규모와 사업량, 예산, 직원 수 등에서 전국 5위권에 드는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서울지역 복지관 50여 개, 경기도 복지관 63개 중에서 저희가 규모 측면에서 1, 2위를 다툽니다. 용인시 수지구의 경우 전체 인구 37만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인구만 5만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수지노인복지관 식사 인원은 우리와 비교가 안 되게 적습니다. 안양의 경우도 일 350~400명 이하로 제한해서 운영하고 있고요. 과천은 소도시인데도 식사 인원이 너무 많습니다. 원가는 4,000원 가량인데 어르신들이 내는 점심값은 2,000원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다 식사의 질이 좋으니 많은 분들이 이용하십니다. 서울이나 경기도는 식사비가 이미 평균 4000~4500원입니다. 전국적으로도 식대 2,000원만 받는 곳은 과천밖에 없습니다.
지금 현재 과천시노인복지관 식당 규모가 150석 정도밖에 안 됩니다. 지적하신 대로 큰 불편이 따르고 있습니다. 제가 코로나 전부터 과천시에 3기 신도시에 분관을 지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갈현동 분관이 열리면 그 인근에 사시는 분들은 분관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최대 수용인원은 250여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Q. 식당의 복잡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바나나, 음료수, 빵 등으로 구성된 간편식을 제공하면 어떻겠습니까?
A. 식사시간마다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 기회에 식당 종사자들의 고충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힘들어 식당 직원들이 다 나갑니다. 영양사 선생님도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식수 인원을 제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20년 넘게 일했던 영양사 선생님은 양쪽 무릎 연골이 다 없어지고, 어깨 수술도 할 정도입니다. 건강 때문에 도저히 안 돼서 그만두셨습니다. 새로운 영양사는 서울지역 장애인복지 17년 경력자인데, 2개월 만에 나갔습니다. 상상을 할 수 없이 너무 힘들다는 이유입니다. 취사원의 경우 1년 내내 상시모집공고를 내놓고 있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힘들기로 소문이 났기 때문이죠. 너무 심각한 상황이에요.
현재 어르신들이 드시는 것들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지금처럼 유지하는 게 저희에겐 최선인 것이죠. 현재 상황을 유지하면서 간편식 패키지도 팔게 되면 영양사 업무가 또 늘어나게 됩니다. 실무자 입장에선 기존 업무도 힘든데, 새로운 일이 추가되면 감당이 안 되는 겁니다. 복지시설은 영양사가 사업계획서도 작성해야 하고, 사업결과보고서도 내야 합니다. 본연의 업무 외에 할 너무 많습니다.
Q. 복지관 의자 너무 딱딱해 오랜 시간 앉아 있으려면 너무 힘듭니다. 쿠션이 있는 의자나 방석이라도 제공하실 계획은 없으신지요?
A. 의자가 불편하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현재 순차적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1순위는 강당인 토리홀이어서 이미 전부 바꿨습니다. 교육실도 차차 바꿔가겠습니다. 새로 바꾸는 시간이 좀 걸리면 방석이라도 우선 대응하겠습니다.
이남교 기자가 17일 인터뷰에서 “의자가 딱딱해 불편하다”는 이용자들의 공통된 의견을 제시했다. 이후 과천시니어기자단이 유호근 관장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고 있던 23일 오전, 복지관 강의실에 일제히 방석이 깔렸다. 이남교 기자는 과천시니어기자단 단톡방에 “오늘 강의실 의자에 방석이 놓여있는 것을 보고 신속한 조치에 놀랐다”고 밝혔다. 영문도 모른 채 푹신한 방석에 앉은 이용자들은 매우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다.
Q. 2024년도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요?
A. 저희는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해마다 실무 사업을 하나씩 시행합니다. 예산과 사업량이 늘어나도 인력은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기관들은 쉽지 않은 사업이죠. 대표적으로 저희가 2021년도에 만들었던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사업이 있습니다. 독거 어르신들 댁에 찾아가 냉장고를 정리정돈해 드리는 일입니다. 코로나 때 시범사업을 했는데, 경기도 우수사업으로 선정됐습니다. 경기도 2024년 주민참여예산 200여개 사업 중 최종 6개 사업으로 선정됐습니다. 이번에는 ‘에어컨을 부탁해’라는 사업까지 내년 사업으로 시행할 계획이고, 그 외 몇 가지 사업들이 더 확대됩니다.
Q. 과천시니어신문이 전국 시니어신문 네트워크 가운데 가장 우수한 활동을 보이는 것도 유호근 관장의 지원 덕분입니다. 과천시니어기자단에 거는 기대, 또는 당부의 말씀은?
A. 언뜻 노인복지관이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매우 복잡다단합니다. 식당 인력난 등 어려움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자세히 듣고 공감해 주시고, 또 같은 목소리를 내실 수 있는 분들이 있으니 다행입니다. 그런 생각과 마음을 기사로 표현해 주시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 기대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