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마리아 동시

<너울>의 전문입니다.

바다는 바닷가 사람들의 일터이자 생활의 터전입니다. 너울이란 바다의 거세고 강한 파도를 말합니다. 그런데 거친 파도인 너울이 일어 오늘은 민구 삼촌이 바다에 일하러 나갈 수가 없습니다. 이 시의 화자는 일하러 못 나간 민구 삼촌을 위해 너울을 향해 소원을 빌고 있습니다. 너울아/너울아~ 다정하게 부르고 달랩니다.

바닷가 사람들은 부지런합니다. 바람이 잠잠하고 파도가 없는 날은 동이 트기도 전에 바다로 나갑니다. 하지만 바람이 불고 파도가 심하게 치는 날은 모처럼 휴가 받은 날인 양 푹 쉬는 날입니다.

너울너울 너울거리지 마라, 나불나불 나불거리지 마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너울을 바라보며 기원합니다. 무섭게 너울거리는 너울을 빨리 멈추게 해 달라고 빌고 또 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의 2연에서 ‘너울거리지 마라, 나불거리지 마라를 동시에 구사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너울을 부르며 마치 친구에게 말하는 것처럼 편하게 청을 하고 있습니다.

나불은 너울(파도)의 경상도 사투리인데, ‘나불거리지 마라’는 ‘말을 가볍게 함부로 하지 말라’는 당부이며 파도를 함부로 일으키지 말라는 당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화자는 너울이 일어나는 광경을 보면서 ‘너울너울 거리면/나불나불 거리면 민구 삼촌이 먼 바다에 일하러 못 간단다.’며 ‘너울대고 나불대지 말아 달라’는 애원을 합니다. 파도도 잠재우고 말을 가볍게 함부로 하지 말아 달라며 무거움과 다정함을 동시에 표현하여 시의 격을 높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경험을 통하여 잘못한 사람을 야단쳐야 하는 장면에서 너그러움과 유머로 분위기를 바꿔주기도 합니다. 감정을 앞세워 처리하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지혜롭게 처리하는 경험을 합니다. 살아가면서 자신과 조금 다른 생각을 가졌더라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품어주는 푸근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나 자신에게도 ‘너울거리지 마라 나불거리지 마라’를 타이릅니다.